전시
도철(饕餮)
작업 배경
도철(饕餮)은 소나 양의 몸에 호랑이 이빨과 사람의 얼굴, 굽은 뿔 달린 모습을 하고 있는데, 중국 고대 신화에 등장하는 용의 자식 중 하나라고 한다. 사실 도철은 거칠고 엄청난 식탐을 가진 괴물로 자신의 몸까지 먹어치운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이러한 형상과 성정으로 인해 주로 청동기 시대 탐욕을 경계하는 의미의 장식으로 널리 사용되었다. 선인들의 용처 뿐 아니라 도철의 특성은 주로 죽음과 재탄생의 경계, 즉 사(死)로 들어서는 마지막의 너머와 생(生)의 시작 이전 사이에서 마치 자연을 도와 사체를 분해하고 새 생명의 밑거름을 제공하는 미생물과 같은 기능이 엿보이기도 한다. 시작 이전의 생명을 준비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할 지도 모른다는 상상은 혼돈의 신이자 죽음을 통해 세계 창조의 초석을 다진 제강(帝江)과의 연결성으로 인해 비로소 생사의 순환성에 대한 결정적인 모티브를 제공한다.
따라서 도철과 제강 사이의 유사점 내지는 동일한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전제 하에서의 이미지 차용, 변형, 재구성, 결합 작업은 생사의 순환(循環)에 대한 탐구의 시작점이 되고 있다.
현재는 일종의 가상 데이터 구축 단계로, 도철과 그의 점유 풍경에 대한 표현을 중심으로 기본 자료를 축적해나가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작업 매체와 형상을 다양화시키는 것은 –데이터화 작업이 마치 실체에 대한 명확성을 위한 작업처럼 보일 수 있으나- 실상 개인 작가가 아닌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무명씨(無名氏)들의 작업이 발굴 내지는 진행되고 있어 수많은 ‘작가 미상’의 작품들을 통해 정확히 형태를 고정시킬 수 없는 존재성을 표출하고자 의도한 바도 숨어있다.
이는 형태를 탐구하는 무의미한 활동이 - 삶의 다양한 공간 속에서 묻어나는 도철과 제강의 역할에 대한 지속적인 발견에도 불구하고 - 원질 신화를 만나면서 이야기와 호기심의 증폭 속에서 순환의 편린을 줍는 우리의 한계이자 무한 유희의 원동력을 반증하기도 한다.
그리는 작가의 글 그리기 시리즈
도철(饕餮)_#07
도철(饕餮)_#06
도철(饕餮)_#05
도철(饕餮)_#04
도철(饕餮)_#03
도철(饕餮)_#02
도철(饕餮)_#01
WORKS
도철 정면상1 / 2015, 캔버스에 유화, 각각 33.4 * 19 cm
도철 정면상2 / 2015, 캔버스에 유화, 각각 33.4 * 19 cm
도철 in 가브리엘 / 2015, 캔버스에 유화, 24.2* 33.4 cm
도철 in 부동명왕 / 2015, 캔버스에 유화 및 복합재료, 33.4 * 53 cm
이면풍경 / 2015, 장지에 채색, 45.5 * 53 cm
수직풍경 / 2015, 장지에 채색, 37.9 * 45.5 cm
no title (yet) / 2015, 캔버스에 복합재료, 162.2 * 112.1cm
도철의 눈 / 2015, 아르쉬지에 수채, 45.5 * 53 cm
순환(循環) / 2014, 나무, 마끈, 천 등, 55*58*72cm
no title / 2022, 종이에 펜
구렁이 얼굴 스케치 / 2022, 앱
도철, 자연 최고의 조력자 / 2014, 나무에 그림